인연의 끈
松川 / 하성준
살얼음 위 발걸음처럼 너에게
조심스레 닿아 있던 인연의 끈을
내 손으로 모질게 잘라 버린 그날
푸른 허공으로 날개 퍼덕이며 날아오른
투명한 응어리를 보았다
사방이 막히고 불조차 꺼진
내 심장 한 켠에서 눌리고 눌려
더는 갈 데 없이 쭈그리고 앉아 있다
난
너의 그리움이
내 속에 더 너를 가둘 수 없어
너를 토해내 버린 그날
그리움이 함께 게워져
어둠에 짓눌려 있던 날개를 펴고
날아오른다
그리고
그리움이 내게서 터져 나온 그 순간
영혼을 잃은 주검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내 선 그 자리에 퍼질러 앉아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목구멍까지 차올라
내 숨을 컥컥 막히게 하던
그리움 조차 비어 버린 허함에 일어설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