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시간의 오후
松川/하성준
낡은 의자에
앉아
항금물결
들녘을 봅니다.
녹슨 펌프와
함께
멈춘 시간 속에서
세상에 눈멀고
주의 첫사랑에 설레는
사람들이
세상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드문드문 오는
버스 기다리며
나른한 일상에서
한없는 기다림에
속이 상하고
뒤늦게 도착함을
후회하지 않았는지
우리 인생도
작은 회수권처럼
돌아 올 무언가를
남길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쉬어가지 않아도 될
휴게소에서
가볍게 장만할 아무것도
버릴 그 무엇도
때울 끼니도 없다는 걸
알면서
머뭇거린 그
시간을 합쳐서
시멘트처럼
삭막한
우리 가슴에
작은 풀꽃이
자랄 수 있게
작은 바늘구멍
하나 내지 못한 것을
용서하십시오.
그래도 우리는
아직 세상에서
할 일 많은 사람들인 것만은
틀림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