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맺지 않는 나무들
松川
어린 풀 포기
바람이고 일어나
황량한 사람들 가슴에
명찰처럼 붙어
꽃이 피고,
코딱지처럼
몇 알의 씨앗 말라붙어
새날 기약하네
어딘가 잃어버린 땅
자신의 삶과
신앙의 중심에
그리스도가 있다는
사람들이
아직도 심지 않아
아무 것도 거둘 수 없는
그 땅에서
부끄럼 없이
영생을 얻었다며
썩은 나무처럼
서성이고
믿는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고
책망하는 소리만
메아리 치는
저 숲에는
열매 맺지 않는 나무들
부끄럼 없이
불살라질 날만 기다리네.
어느 시간의 오후 / 제7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