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록
松川 / 하성준
어둠을 박차고 본능을 떠나
허무와 영생을 분별하니
표류하던 세월이야
신(神)이 육신으로 오신
진리를 외면한
무지함의 통곡 뿐이라서
참회의 붉은 촛불
삼경의 성전에 밝히우고
보혈 흘리신 주검 앞에
내 육신을 바치오며
부활하신 영전에
영혼의 눈물을 드리옵니다.
오늘
땅 끝에서 하늘로 연하는
운하의 분깃점에서
못박힌 주님의 손과 발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기우던
이 죄인이 드리는 찬송을
주여 받아 주옵소서
자신의 둥지를 지키기 위해
밤낮 없이 투쟁하는
이 황막한 삶의 벌판에서
십자가의 숭고한 인내로
무릎 꿇지 않는 한
억만겹의 성좌(星座)를 깨고
부활하신 사랑의 신비를
깨달을 수 없을 터.
하늘 문을 열고자
회심의 벽을 타고
오열(嗚咽)하는 침묵 속에서
깨달은 바 하나
빗장을 여는 길은
오직 겸손한 기도라 하옵나니
주님이 고치시고
이 눈물을 거두어 주지 아니하시면
인생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하여
민심이 숨어 드는 향촌에서
산소를 잃어 가는 도시속에서
하늘을 가린 빽빽한 나무 숲속에서
사심없는 길 모퉁이에서
땀에 절은 외침으로
갈잎의 소리들로
죽어 가는 양들을
진리의 밧줄로 동여 매는
아, 거룩한 여생이여!
그 열망으로
마침내 깨달은 것은
낙엽은 새 가을의 열매를 위해
퇴화(退化)한다는것과
그 죽음은
한 우주속에서
불멸하는 생명력으로
인적 없는 땅에서도
파아란 새싹이
돋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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